林森의 招待詩 - 꽃시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기사입력 2024/03/23 [07:45]

林森의 招待詩 - 꽃시계

林森의 招待詩

림삼 | 입력 : 2024/03/23 [07:45]

 



- 林森招待詩 -

 

꽃시계

 

주렁주렁 주렁비 하늘 매달려

진종일 땅에 심는 창밖

빗줄기 끝자락 잡아

우우우 솟아오른 빨간 꽃잎들,

 

수북히 피어난 꽃시계 봅니다

 

꽃송이 얼마나 빠르게 피어나나 헤아려보다

다시한번 헤아리는 사이에도

봉오리는 또 쑥쑥 올라오니,

어지러워라-

 

도대체 몇송이나 순식간 피어나는지

난 차마 알 수가 없습니다

 

꽃 피고 지고,

새잎 피고 지는 일들은

0.00001초까지 변함없이

우리게 약속으로 지키려는 자연의 시계입니다

 

째깍째깍 초침 내닫는

직각의 시계 아니고

너울너울 흘러가는 강물처럼 둥근 시계가

올 봄에도 담뿍 꽃 피워냅니다

 

주렁비 매달리고 빨간 꽃 솟아오른

찰나의 마주침,

오묘한 어울림

 

늘 가슴 저릿한 찰나의 그 사랑에

날카로이 마음 베인 듯

상실의 시대에도 어김없이 주렁비는 내려와

온 땅에 시계소리

약속으로 들려줍니다

 

- ()의 창() -

 

역시 어김이 없다. 꽃샘 추위랍시고 앙탈 조금 부리더니 불과 며칠 사이에 불쑥 치고 들어온 봄 기운이 누리에 봄꽃 향기로 그득 들어찬다. 덜컹이는 꽃의 울림으로 목하 봄이 우리를 찾아왔다. 아직 엄청난 위상은 아니지만, 앞으로 빈번한 비와 햇살 데리고 봄 바람 너끈히 불어줄 심사로 시작된 절기다. 괜시리 조급하게 서두르고는 있는데, 글쎄다. 지나고 돌아볼 제, 역시 이번 봄에도 겅중거림만 남발하게 될 지는 모를 일이다. 그러니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메꾸어가는 게 상책이리라.

 

오늘 고른 시는 많이 암울하던 시기에, 어딘가 원치 않던 장소에 격리되어 있으면서 창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다가 문득, 피어나는 꽃들을 헤아리면서 절박한 처지에 스스로 한 줄기 소망의 빛을 심어보려고 무던히도 애쓰는 마음에서, 질그릇을 굽듯이 빚었던 투박한 시다. 그런데 한참 세월 흐른 이제, 비망록을 뒤적이다가 그 주제가 창밖의 비와 오묘하게 교차하여 오버랩되면서, 언뜻 심장을 호벼 파는 어떤 통증으로 되새김하게 되었기에 슬그머니 집어들었다.

 

아팠던 기억이라면 그 아픔만큼 절실한 바램이 있었기에, 당시의 쥐어짜는 고통을 죄다 덮을만큼의 간절한 열망이 있었기에, 아마도 필자의 그 봄이 이토록 숱한 세월의 편린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뇌리에 침 박았나 보다. 그침 없이 이어지는 일상 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고, 인연을 쌓아가다가 본의 아닌 헤어짐들을 경험하면서, 차츰차츰 성숙해져가는 감성이지만, 그래도 아무리 세월 흘러도, 아무리 여러 번 반복을 해서 체험을 해도, 여전히 아픈 건 아픈 거다. 그래서 오늘도 필자는 슬프다. 슬퍼서 아프다.

 

슬픔도 아픔도 늘상 느낄 때마다 새삼스럽게 여겨져 새로 배운다. 그렇게 새롭게 새기자니 언제나 슬픔은 아프고 아픔은 슬픈 건가 보다. 이 나이 먹어 작은 위로나마 스스로 만들어내는 재주 조금 배우고 나니, 지금에 와서는 슬픔을 아파하거나 아픔을 슬퍼하는 빈도수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남들 모르게 속으로 홀로이 느끼는 통증은 항시 필자를 외롭게 하고, 괴롭게 하며 저리도록 사무치게 만든다. 아직도 배울 게 무지 많이 남아 있는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필자는 한 가지 새로운 배움을 체득했다. 가능하면 앞에 놓여있는 아픔이나 슬픔을 잡아당기기 보다는 조금 밀어놓고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삶을 살아보자는 것이다.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하는 연습 말이다. 물론 말처럼 쉽거나 단순하지는 않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주관적인 관점은 자칫 편협하고 일방적인 결론을 유발하는 우를 범하기 쉽다는 점에서, 새겨봄직 한 말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았던 사람들은 결코 후회라는 것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필자는 이제 불과 나이 70을 목전에 두었으니 아직도, 어떤 것이라도 다시 시작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결코 늦은 게 아니라고 여겨져서 힘을 내본다. 더불어서 필자의 남은 삶은 스스로 만들어 가리라는 다짐과, 항상 웃음으로 세상을 관조하리라는 각오를 다지며, 놓여진 현실에 희망을 실어본다.

 

웃음에 대한 한국인의 해부학적인 단점은 연습으로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웃음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연습이고 습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평소 꾸준히 연습하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웃는 표정을 지닐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뇌에는 웃는 입 모양을 식별하는 전용 시프템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가장 쉽게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이 입꼬리를 위로 올려서 웃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입모양만 바꾸어서 일부러 웃는 표정을 지어도 뇌는 이것을 실제로 웃는 것으로 판단하게 되고, 우리 몸에 이로운 반응을 일으킨다. 입꼬리를 당기고 내리는 근육의 신경이 뇌를 자극해서 면역력을 높여주는 호르몬을 분비시키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어떤 결심을 한다고 해서 곧바로 삶의 색깔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오랜 기간 동안 부단히 노력하고 결연한 의지로 온갖 난관을 헤쳐 나가야 훗날 그 담금질에 대한 반대급부의 결과로, 보람을 얹어 내일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필요한 한 가지를 제언한다. 그것은 끊임 없이 걸으라는 것이다. 걷지 않으면 모든 걸 잃어버린다는 각오로 틈만 나면 걸어야 한다. 여건이 되면 산을 오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산으로 가는 길에는 등산이 있고, 입산이 있다. 등산이 땀 흘리고 운동하는 산길이라면, 입산은 궁지에 몰렸을 때 해답을 모색하고 구원을 강구하는 길이다. 그래서 入山修道라는 말이 있다. “骨山(바위산)精氣를 얻으러 入山을 하고, 肉山(흙으로 덮인 산)靈氣를 맞기 위해 登山을 한다.” 라는 의미심장한 말도 있다. 사람은 결국 걷지 못하면 삶이 끝장나는 것이고, 비참한 인생의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걷고 달리는 활동력을 잃는 것은 생명 유지능력의 마지막 기능을 잃는 것이 아닌가. 걷지 않으면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것이 당연한 진리이듯, 다리가 무너지면 건강이 무너진다. 무릎은 100개의 관절 중에서 가장 많은 체중의 영향을 받는다. 평지를 걸을 때도 4-7배의 몸무게가 무릎에 가해지며 부담을 준다. 따라서 이 부담을 줄이고 잘 걷기 위해서는 많이 걷고, 자주 걷고, 즐겁게 걷는 방법 밖에는 없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우유를 마시는 사람 보다는 배달하는 사람이 되라!” 라는 말을 농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언제 어디서든 시간이 나면 무조건 걷자. ‘동의보감에서도 약 보다는 식보요, 식보 보다는 행보(行補)’라 했다. 누우면 약해지고, 병 들게 되며, 걸으면 건강해지고 즐거워진다. 질병, 절망감, 스트레스, 모두 걷기가 다스리고, 병이란 내가 내 몸에 저지른 죄의 산물이다.

 

뇌혈관 지표를 정상으로 돌리는 방법으로 먹는 식습관 보다 운동 습관이 더 중요하다. 걷기운동은 혈관을 깨끗하게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말고 하자. 허리 둘레는 가늘수록, 허벅지 둘레는 굵을수록 좋다. 다른 핑계 대지 말고 오늘 당장 시작하자. 비가 내리면 우산을 쓰고 공원을 걷더라도 우선은 길을 나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언제나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움직이는 결단력과 과감함임을 잊지 말자. 그러한 자신의 선택이 건강과 무병을 선물로 가져다 줄 것이다.

 

 

오늘 비 내리는 봄의 하루, 예전 언젠가 그 날의 아팠던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슬퍼하기 보다는, 이제부터 시작될 이후의 삶에 더없는 사랑과 가없는 희망을 심으면서, 필자는 지체없이 우장을 챙기고 길을 나서련다. 그리고 하염없이 내리는 빗속으로 걸음 하련다. 꽃시계가 들려주는 경쾌한 초침, 분침, 시침 소리를 뇌리에 새기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들려줄 향기의 시를, 아름다운 사랑의 시를 적어보련다. 그렇게 모두 모두의 아픔도 치유하고, 슬픔도 어루만져주는 평화의 시를 빚어보련다. 더 늦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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